2005.11.11 어느 소년의 죽음
산하의 오역 2005년 11월 11일 어느 소년의 죽음 "영인아. 영인아." 2005년 11월 11일 경기도 의왕시 내손동의 비닐하우스촌 어귀에서 나이 쉰 넷의 교사가 안타까운 어조로 누군가를 부르고 있었다. 담임의 출산휴가로 임시로 두 달 전부터 맡게 된 반에서 영인이는 유독 눈에 띄는 아이였다. 띄어쓰기를 전혀 배우고 익히지 못한 아이의 글을 보면 기가...
View Article1963.11.12 도끼살인마 고재봉 검거
산하의 오역 1963년 11월 12일 도끼살인자 고재봉 검거1963년 11월 12일 청계천 5가에서 장사하던 한 땅콩 장수는 "의심나면 다시 보고 수상하면 신고하자."는 표어의 정신을 충실하게 실천한다. 그가 의심을 두고 수상하게 본 것은 간첩은 아니었다. 하지만 간첩을 방불케하는 현상금이 붙은 사람이었다. 바로 대략 20여일 전 강원도 인제에서 육군 중령...
View Article1932.11.17 큰 이름 우당 이회영 지다
산하의 오역 1932년 11월 17일 우당 이회영 그 큰 이름 지다. 1905년 11월 17일 을사늑약이 체결됐다. 대한제국의 외교권을 빼앗은 이 늑약이 알려지자 장지연의 '시일야방성대곡'을 비롯하여 격렬한 반대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오늘로 대한은 망하였다. 이 일을 어찌 하는가. " 분노한 군중들이 종로를 메웠고 종로 상인들은 일제히 철시했다. 어떤...
View Article1985.11.18 민정당 연수원 점거
산하의 오역 1985년 11월 18일 민정당 중앙연수원 점거. 그리고 꽃상여 타고 1985년 2.12 총선 뒤 ‘선명야당’ 신민당이 등장했지만 전두환의 폭압 통치는 여전하던 시절, 점차 전두환의 입김을 닮은 된바람이 살갗을 때리기 시작한 즈음의 어느 날, 서울 시내 14개 대학에서 186 명의 학생들이 가락동 농수산물 시장 주변으로 몰려들었다. 남녀불문...
View Article2005.11.19 하디타 학살
하의 오역 2005년 11월 19일 하디타 학살 바그다드의 북서쪽으로 차를 달리면 서울에서 문경 정도 되는 거리의 도시 하다티. 이라크라는 나라가 미군에 의해 점령된 이후 미군이 순찰을 돌고 점령군 행세를 한 것은 하다티도 예외가 아니었다. 그런데 미군이 순찰 도중 사단이 발생했다. 도로에 매설된 폭탄이 터져 미군 1명이 숨지고 2명이 부상한 것이다. 미군...
View Article1910.11.20 멕시코 혁명의 시작
산하의 오역 1910년 11월 20일 멕시코 혁명의 시작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까지 멕시코에는 지구 반대쪽의 어느 나라에 출몰했던 선글라스 낀 ‘불행한 장군’ 과 매우 닮은 꼴인 대통령 하나가 있었다. 그의 이름은 디아스. 그는 1877년 대통령에 당선된 후 잠깐 자리를 비운 것을 제외하고 30여 년 동안 장기집권했다. 일찍이 독재자 산타 아나에...
View Article1997.11.21 IMF의 시작
산하의 오역 1997년 11월 21일 IMF와 참 더럽게 착한 백성들 내 초년의 기억이 박정희 ‘유고’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면 성년의 기억의 분수령은 결혼이나 취직 등등보다는 알파벳 세 개로 정리될 거 같다. IMF. 이 세 알파벳은 수많은 한국인들의 삶을 바꾸어 놓았다. 그 이전과 그 이후의 한국은 이란성 쌍둥이처럼 달라져 있었다. 1997년 11월...
View Article2000.11.22 인간기관차 멈추다
산하의 오역2000년 11월 22일 인간기관차 자토펙 멈추다.“.... 이제 우리는 희망을 가지고 민주화를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하고 있으나 많은 이들이 이제야 언로(言路)가 열렸다고 믿는 데에 수개월이 걸렸고 지금도 이를 도저히 믿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제 일단 우리가 입을 열고 민주화의 발걸음을 시작한 이상, 민주화를 관철하기 위하여 싸울 수 밖에...
View Article1936.11.23 라이프 창간
산하의 오역 1936년11월 23일 라이프 창간 역사 속 오늘을 검색하다보면 그 하루의 '팔자'랄까 그런 게 있나 싶은 날이 있다. 하루 하루가 범상한 날이 어디 있을까만 왤케 하루에 많은 일이 일어났나 싶을 때가 있는 것이다. 11월 23일의 팔자도 꽤 센 편이다 이를테면 1945년 11월 23일의 한반도는 남북으로 시끄러웠다. 백범 김구 이하 임시정부...
View Article1903.11.24 우범선과 고영근
산하의 오역 1903년 11월 24일 우범선과 고영근 역사 속에서 절대적인 정의와 불의를 따지기는 어렵다. 유일한 판가름 방법이라면 인간의 자유와 권리와 인식의 확장을 향한 움직임은 긍정적이고, 그렇지 않을 경우 부정적인 평가를 내리는 것이겠지만 사실 자유라는 이름에 얼마나 많은 피비린내가 배어 있는지를 생각하면 그마저 떨떠름해진다. 1903년 11월...
View Article1995.11.25 아암도의 비극
산하의 오역 1995년 11월 25일 아암도의 비극 서울 와서 약간 웃겼던 것 중의 하나는 서울 사람들의 바다에 대한 로망이었다. 부산에서 왔다고 하니 해운대가 부산을 빙 둘러 있는 거 아니냐면서 천국에서라도 온 듯한 눈길을 보내는 데에는 아주 질렸거니와 실연을 당하거나 신상에 무슨 일이 있으면 거의 반드시라도 해도 좋을 만큼 “바다 보고 올께.”라고 길을...
View Article1900, 1835.11.30 오스카와일드와 마크 트웨인
산하의 오역 1900년 1835년 11월 30일 오스카 와일드, 마크 트웨인 밤샘 일하는 와중에 몇 자 끄적인다. 영화 '더 롹'을 본 사람들은 그 멋있음이 절정에 달했던 노배우 숀 코네리의 모습을 선명히 기억할 것이다. 그 가운데 명장면 중의 하나가 부하들의 희생을 저버린 조국에 미사일을 겨눈 험멜 장군이 알카트라즈 탈출에 성공했지만 붙잡혀 오랜 옥살이를...
View Article1955.12.1 로사 파크스의 용기
산하의 오역1955년 12월 1일 로사 파크스의 용기짐 크로우 법이라는 것이 있었다. 이 ‘짐 크로우’는 1830년대 뮤지칼의 배역 이름으로 처음 등장하는데 점차 미국 내 흑인들을 경멸하는 뜻으로 사용되게 됐고 ‘짐 크로우법’은 흑인들을 박해하고 차별하기 위해 제정한 흑백 분리법을 뜻하는 말이 됐다고 한다. 이 법에 따르면 흑백의 아이들은 같은 학교에 다닐...
View Article1956.12.2 그란마호 쿠바 상륙
산하의 오역 1956년 12월 2일 그란마호 쿠바 상륙 스페인에서 쿠바로 온 이주민이었던 앙헬 카스트로는 풍족한 지주는 못되었지만 그런대로 입에 풀칠하고 사는 농부였다. 이 앙헬 카스트로는 그야말로 열정적인 스페인 남자였던 모양이다. 일곱 명의 자녀를 두었는데 그 중 5명은 결혼 생활 중 가정부와 정분이 나서 낳은 아이였으니까. 그는 이 바람기로 인해...
View Article1983.12.3 다대포 간첩
산하의 오역 1983년 12월 3일 다대포의 두 간첩 1983년 12월 4일 아침의 학교 교실은 무척이나 시끄러웠다. 그 돼지띠 해는 정말이지 시끄러운 한 해였다. 소련군에 의해 대한항공기가 격추됐고 아웅산에서는 북한이 전두환을 노린 폭탄을 터뜨려 외교 사절들이 죽었다. 그런데 12월 4일 아침이 소란했던 것은 바로 전날인 12월 3일 우리가 사는 도시에...
View Article1950.12.14 부서진 대동강 철교
산하의 오역 1950년 12월 4일 대동강 철교 도진아. 언젠가 네가 문득 한 말이 떠오르는구나. 연평도 포격 때였나. “정말 이러면 한 번 붙어야 하는 거 아닙니까.” 분기탱천해서 한 네 말에 나는 부분적으로 동의한다. 남한이 무슨 일을 했건 북한 영토에 대한 직접적인 위협 행위를 하지 않은 한 북한이 연평도를 포격한 것은 죄악이고, 적어도 다시는 그런...
View Article박근혜 대표, 이게 왜 흉탄이오?
토론회 보다가 박근혜 대표의 흉탄 소리에 좀 기가 막혀서 옛 글 끌어옴. 철저하게 고립된 광주 앞에서 신군부라는 이름의 흡혈귀가 포식을 위한 마지막 호흡을 고르고 있던 1980년 5월 24일. 서울 구치소에서는 삭막한 사형의 의식이 거행되고 있었다. 이날 "야수의 심정으로 유신의 심장을 쏘았던" 김재규 이하 그 명령을 받아 10.26 당일 박정희...
View Article1968.12.5 국민교육헌장 -> 시민선거헌장
산하의 오역 1968년 12월 5일 국민교육헌장 반포 식민지 시대를 경험한 한국 사회에서 박정희 대통령만 그런 것은 절대로 아니었지만 그는 일종의 일본 매니아였다. 술 취하면 일본 군가를 부르고 “배꼽 아래에는 인격이 없다.”는 일본의 양아치스러운 격언을 주워섬겼다는 그는 조금 집요하게 보일 정도로 일본의 역사를 모방하려 들었다. 쿠데타를 꿈꾸는...
View Article1945.12.6 어느 위인의 탁구대 인생
산하의 오역 1945년 12월 6일 어느 천재의 기묘한 일생 1945년 12월 7일 조선일보의 한 귀퉁이에 짤막한 다섯 줄짜리 부고가 실렸다. “윤치호씨 병사(病死). 송도중학 설립자 윤치호씨는 (12월) 6일 오전 9시 개성 고려정 자택에서 뇌일혈로 사망하았다. 영결식은 오는 10일 오후 3시 송도중학 대강당에서 거행한다.” 윤치호가 죽었다. 나이 여든...
View Article1970.12. 7 빌리 브란트의 사과
산하의 오역 1970년 12월 7일 빌리 브란트의 사과 눈 오기 직전의 서울 날씨랄까. 하늘은 잔뜩 찌푸려 뭔가를 세상에 뿌려버릴 기세 역력하고 대륙으로부터 불어오는 찬바람이 지나는 사람의 살갗을 북북 긁고 지나가던 1970년 12월 7일 폴란드의 수도 바르샤바에는 한 명의 귀빈이 와 있었다. 서독 수상 빌리 브란트가 그였다. 사회주의 형제국인 동독이 아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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