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7.11.29 KAL 858과 김현희
산하의 오역 1987년 11월 29일 KAL858과 김현희 16년만에 부활한 대통령 선거의 태풍이 전국을 강타하던 즈음 또 하나의 태풍이 인도양 상공에 형성됐다. 그때만 해도 '외국인 노동자'로서 중동에서 일하던 한국인들이 많았던 시절, 그들을 가득 싣고 돌아오던 KAL 858 편이 1987년 11월 29일 버마 안다만 해 상공에서 사라진 것이다. 이후의...
View Article1905.11.30 민영환의 분사
산하의 오역 1905년 11월 30일 잘 죽는 것도 중요하다 - 충정공의 분사 서울 길 가운데에는 옛 위인들의 이름을 딴 것들이 많다. 율곡로 퇴계로 충무로 세종로는 굳이 말 안해도 누구나 알 것이고, 동대문 근처의 왕산로는 의병장 허위의 아호에서 연유한 것이며, 사가정길은 조선 초기의 명신 서거정의 호에서 유래한다. 그럼 충정로는 누구의 시호일까? 그...
View Article1948.12.1 국가보안법의 탄생
1948년 12월 1일 국가보안법의 탄생 취재차 귀신이 나온다는 소문이 처마마다 뚝뚝 떨어지는 경향 각지의 흉가들을 답사한 적이 있다. 그 가운데 기억에 남는 귀신들은 대구 근처의 한 산기슭, 지금은 현대식 병원으로 탈바꿈한 옛 공장 터에 출몰한다는 이들이었다. 나는 그들이 누구인지를 똑똑히 안다. 그들이 나타났다는 옛 공장 터 뒤편에는 오래 전 폐광된...
View Article2002.12.2 로또 발매, 가장 크게 나눈 사람
산하의 오역 2002.12.2 로또 발매 시작 어렸을 적 복권의 대명사는 주택복권이었다. 준비하시고 쏘세요 하면 화살을 날려 돌아가는 원판에 꽂고 기운찬 남자 목소리가 '6번이오'를 알려 주던 그 프로그램의 최고 당첨 금액은 3천만원이었던 기억이 난다. 그 뒤에 올림픽 복권이 등장하면서 복권 상품 금액은 비약적으로 증가하여 1억을 헤아리게 된다....
View Article1984.12.3 인도의 히로시마 보팔
산하의 오역 1984년 12월 3일 인도의 히로시마 보팔 1984년 12월 3일이 된지 얼마 안된 한밤중이었다. 곤한 잠을 자던 사람들은 갑자기 뭔가가 눈과 코를 찌르는 느낌을 받고 잠자리에서 일어났다. 이 정체가 무엇인지 파악할 새도 없이 피를 토하기 시작했고 배가 부풀어 올랐고 사지가 뒤틀린 채 픽픽 쓰러져 갔다. 안간힘을 다해 집 밖으로 나온 사람들은...
View Article1894.12.4 우금치 마루에 흐르던 소리없는 통곡이어든
산하의 오역1894년 12월 4일 우금치 마루에 흐르던 소리없는 통곡이어든 “이 산하에”라는 노래가 있다. 초기 노찾사에서 고 김광석이 그 유려하면서도 터질 때 터지는 목소리로 불렀으며, 남들은 전혀 인정하지 않고 되레 저지하려 하지만 내 나름의 18번으로 고집했던 “이 산하에”, 그래서 하이텔 시절 ‘산하’라는 어울리지 않는 아이디를 정하는 데 영향을...
View Article1959.12.5 '무장한비'(?) 출현하다
산하의 오역 1959년 12월 5일 ‘무장한비’ 출현하다 1959년 12월 5일 요미우리와 아사히 등 일본 신문에는 충격적인 기사가 실렸다. “북조선 송환 저지 계획의 배후 추궁, 폭약 소지했다가 억류된 공작원 2명 가택 수색!” “일본 적십자 센터 폭파 기도? 한국인들 2명을 체포” 오늘날의 시선으로 보면 황당하다 못해 괴이하기까지 한 기사였다....
View Article1990.12.6 "영광입니다" 김병곤 영면
산하의 오역 1990.12.6 우리시대의 큰바위 얼굴 가다교도소에 들어간 적이 있다. 나는 전과가 없으니 죄를 짓거나 독재에 항거해서 그곳에 들어간 것은 아니었고 취재차 육중한 철문을 통과했던 것이다. 취재의 주 내용 아닌 뒷담화 가운데 단연 으뜸의 화제는 사형수 이야기였다. 사형을 기다리는 사람, 사형을 집행한 사람, 사형수를 교화하는 사람 등등의...
View Article1964.12.7 무즙 파동
산하의 오역1964년 12월 7일 무즙 파동모든 시험에는 논란이 따른다. 최고의 출제진이 합숙까지 하고 논의에 검토를 몇 번씩이나 거친 시험 문제들이건만 오답도 나오고 복수의 답이 등장하기도 한다. 또는 어찌 보면 일리 있는 답들 때문에 채점자가 골머리를 썩기도 한다. 88년도 대학 입시 때 국어 주관식으로 “비슷한 종류들끼리 끼리 끼리 어울린다.”는 뜻의...
View Article1980.12.8 존 레논을 생각하며
산하의 오역 1980년 12월 8일은 월요일이었다. 뉴욕의 고급 아파트촌, 늦은 밤 열 한 시경 귀가하는 한 쌍의 남녀가 차에서 내렸다. 여자는 동양인, 남자는 앵글로 색슨계 백인. 발걸음을 재촉하는 커플에게 누군가 다가섰다. 당시 나이 스물 다섯의 젊은이였다. 그는 커플 중 남자를 잘 아는 듯 정중하게 그 이름을 불렀다. "미스터 레논!" 레논이라고...
View Article1968.12.9 나는 공산당이 싫어요
산하의 오역 1968년 12월9일 나는 공산당이 싫어요... 위에 쓴 한 마디로 오늘 어떤 사람이 등장할는지는 대부분 눈치를 채실 것이다. 맞다 이승복이다. 1959년 태어나 1968년 오늘 딱 아홉살이 되었던 강원도 소년이다. 즉 오늘은 그의 생일이었고 동시에 기일이 된다. 울진 삼척 지구에 침투한 중대 규모의 인민군들은 '해방군'이 아닌 '공비'로서...
View Article1948.12.10 읽어보자 세계 인권 선언
산하의 오역 -ml:namespace prefix = o ns = "urn:schemas-microsoft-com:office:office" />-ml:namespace prefix = o />1948년 12월 10일 세계인권선언 1948년 12월 10일 국제 연합 총회에서 인류 역사상 지대한 의미가 있는 결의 하나가 채택된다. 제2차...
View Article1992.12.11 한국에서 가장 유명해진 복국집
산하의 오역 1992.12.11 한국에서 가장 유명해진 복국집 산하의 오역1992년 12월 11일 대한민국에서 가장 유명해진 복국집 복 요리를 매우 즐기는 일본과 가까워서인지 부산에는 유명한 복국집들이 많다. 금수복국, 할매복국 등등 각처에 체인점을 내고 있는 기업형 가게들도 있고 각 동네마다 ‘잘하는 복국집’ 하나씩은 꼭 있어서 문전성시를 이룬다....
View Article1990.12.12 한국 조영래를 잃다
산하의 오역 1990년 12월 12일 한국, 조영래를 잃다 겨울 삭풍이 땅을 얼리기 시작하던 1990년 12월 중순, 한 변호사의 장례식이 열렸다. 47년 돼지띠이니 나이 마흔 셋. 한 개인으로 봐도 요절이라는 표현을 쓰며 그의 운명을 안타까워할 나이였지만 눈물 범벅이 되어 영결식에 참석한 이들은 그의 이른 죽음에 땅을 치며 통탄하고 하늘을 우러러...
View Article1931.12.13 불행한 청년의 행복한 미소
산하의 오역 1931년 12월 13일 불행한 청년의 행복한 미소 1931년 12월 13일 중국의 국제 도시 상해의 밤거리. 두 남자가 사진관으로 보이는 건물로 찾아들었다. 중국 복색의 한 청년이 카메라를 준비하고 있었는데촬영용 소품이 영 예사롭지 않았다. 일단 태극기가 있었고 그 위에 굵은 먹글씨로 쓴 선서문이 단정하게 놓였고 또 그 위로는 폭탄 두 개가...
View Article1950.12.14 흥남철수 시작, 내 평생의 찰떡
산하의 오역 1950.12.14 흥남 철수, 내 평생의 찰떡 압록강까지 밀고 올라가 통일을 호언하던 국군과 UN군은 중공군이 개입하면서 글자 그대로의 대혼란에 빠졌다. 압록강 물 떠서 이승만 대통령에게 보냈던 6사단은 사단장이 한때 행방불명될 정도로 와해됐고 세계 최강 미 해병대도 일본어로 ‘초신’이라고 부르던 장진호 전투에서 중공군에게 ‘인디언 태형’(두...
View Article1963.12.15 삼국의 영웅의 허망한 최후
산하의 오역 1963년 12월 15일 삼국의 영웅의 최후 어린 시절 누군가의 죽음을 두고 여러 설이 분분하고, 기발하기까지 한 상상력이 동원된 사람이 하나 있었다. 그 이름은 역도산. 사실 그는 우리 또래가 태어나기 훨씬 전에 죽었고 당시의 빈약한 영상자료로서는 그의 얼굴조차 볼 일이 없었다. 하지만 우리는 그 이름을 잘 알고 있었다. 박치기 왕 김일의...
View Article1997.12.16 어느 용감한 할머니의 죽음
산하의 오역 1997년 12월 16일 어느 할머니의 죽음 1922년생 김학순의 아버지는 독립운동가였다. 그래서 어린 그녀는 북만주에서 간도까지 드넓은 만주 땅을 헤매고 다녀야 했다. 아버지가 돌아간 뒤에야 어머니와 함께 평양에 정착했지만 그녀의 고생문은 오히려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열렸다. 1939년 열 일곱 살의 나이로 일본군에게 끌려가, 중국...
View Article1997.12.17 김대중 대통령 당선
산하의 오역 1997년 12월 17일 김대중 당선! 요즘 예전에 쓴 글을 갖다붙이는 횟수가 늘었다. 첫째 술자리가 많아서고, 둘째 이 날은 그 사건을 빼놓고 넘기는 것이 아쉽기 때문이다. 오늘도 둘 다의 이유다. 14년 전, 이 날을 나는 지금도 생생히 기억한다. 97년 12월 나는 막 입봉한 새끼 PD로 AD들을 닥달하며 촬영을 준비하고 있었다. AD는...
View Article1964.12.18 사건
1964년 12월 18일 “7인의 여포로” 사건 ... <돌아오지 않는 해병>은 한국 전쟁 영화 사상 기념비적인 작품이다. 액션배우 장동휘, 배우 최민수의 아버지 최무룡, 젊은 날의 구봉서 등등이 출연했던 이 영화는 당시의 특수 효과 수준으로서는 놀랄 만큼의 사실적인 전투신으로 화제가 됐다. 그 비결은 ‘실탄’이었다. 모의 총기를 구하는 것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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