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7.8.31 아듀 증기기관차
산하의 오역 1967년 8월 31일 아듀 증기기관차 1967년 8월 31일 낮 1시 50분 서울역. 남원을 출발하여 호남선을 달려 종착역인 서울역에 도착한 기차가 우람한 소리를 토해 냈다. 새벽 3시에 남원을 떠났던 파시 5형 증기기관차에 타고 있던 승객은 9백여명. 그들에게야 별다른 여행이 아니었지만 그들을 태우고 온 기차를 마중나온 사람들에게는 각별한...
View Article새누리당 세속오계
새누리당 세속오계 -ml:namespace prefix = o ns = "urn:schemas-microsoft-com:office:office" />여군이충(女君以忠) : 여자 임금을 충성으로 섬기라. : 여자 임금을 충성으로 섬겨 그 선대를 비판하지 말며, 여군이 내 동생이 그러하다 하니 그런 건 아니겠느냐 하면 지당하신 말씀이라 고개 숙일...
View Article1961.9.1 서울에 온 황태성
산하의 오역 1961년 9월 1일 서울에 온 황태성 1961년 8월말. 몇 명의 사내들이 휴전선을 넘었다. 늦장마가 기승을 부리고 있던 즈음 임진강을 헤엄쳐 건넌 사내들은 경기도 장흥과 의정부를 거쳐 서울 우이동 계곡까지 들어온 후 헤어졌다. 그들 중 한명은 공작원이라고 하기엔 너무 늙어 보였다. 머리 반은 백발에 튀어나온 광대뼈가 완연했던 그는 병으로 폐...
View Article1919.9.2 강우규와 김태석
산하의 오역 1919년 9월 2일 강우규와 김태석 조선 천지를 뒤흔들었던 3.1 항쟁이 가라앉고 조선에는 새 총독이 부임하여 온다. 사이토 마코토 해군 대장이었다. 해군 대장 제복을 입고 위풍당당하게 기차에서 내린 사이토 마코토는 즐비하게 늘어선 호위 속에 총독 전용 마차를 향했다. 일장기를 흔드는 환영 인파는 많았지만 분위기는 어딘지 모르게 뒤숭숭했다....
View Article1995.9.3 어느 여배우의 일생
산하의 오역 1995년 9월 3일 어느 여배우의 일생 최진실, 고소영, 심은하는 90년대 여배우 트로이카였고 그들보다 반 반짝 앞서서는 김혜수 채시라 하희라의 하이틴 트로이카 시대가 있었다. 그 이전에는 유지인 정윤희 장미희의 3두마차가 있었고 더 거슬러 올라가서는 문희 윤정희 남정임의 삼각편대가 영화계를 장악했다. 이 트로이카 즉 삼두마차 운운의...
View Article1999.9.4 개그콘서트 시작
산하의 오역 1999.9.4 개그콘서트 시작 어린 시절의 기억의 끄트머리까지 더듬어 볼 때 내가 제대로 기억하는 최초의 코미디는 '각국의 시계' (내가 붙인 이름임) 였다. 이기동과 배삼룡 등이 나와서 각 나라의 시계 소리를 들려 주는 것이었다. 한국인은 똑딱똑딱 소리를 내고 들어갔지만 중국인이 나와서는 "똑이다 해서 딱이다 해" 하고 시계가 간다고 했고,...
View Article1924.9.5 최초로 한국인이 만든 영화는?
산하의 오역 1924년 9월 5일 최초로 한국이 만든 영화는? 한국 최초의 영화는 무엇인가? 하는 질문에 반사적으로 튀어나올 대답은 <아리랑>이 제일 많을 것이다. 물론 나운규의 <아리랑>이 한국 영화사에 금자탑으로 기록될 만한 영화이기는 하지만 '최초'의 타이틀을 차지하기엔 너무 늦게 나왔다. 최초의 한국 영화라면 대개 1919년...
View Article1956.9.6 천재의 최후
산하의 오역 1956년 9월 6일 천재의 최후 17년 전 생짜 조연출 시절에 중국 촬영을 가서 옛 고구려의 흔적을 구경한 적이 있다. 광개토왕비도 보았고 태왕릉 돌무더기에도 올라 봤고, 압록강 건너 북한의 만포를 굽어보며 감흥에 젖어도 봤는데 잊을 수 없는 기억은 고구려 고분 벽화를 생생하게 바라볼 기회를 가졌다는 것이다. 안타깝게도 직접 들어가진 못했고...
View Article1945.9.7 통금의 시작
산하의 오역 1945년 9월 7일 통금의 시작 해방은 기쁨이었지만 혼란의 시작이기도 했다. 일본이라는 폭압적이었던 지배자가 하루아침에 몰락한 이후 누가 정국의 주도권을 쥘 것인지에 대해서는 의견도 분분했고 움직이는 이들도 기민했다. '인공'이 성립하여 자치 조직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났지만 그들이 과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었다. 모든 것은...
View Article1934.9.8 조선 혁명군 총사령 양세봉 최후의 날
산하의 오역 1934년 9월 8일 조선혁명군 총사령 양세봉남과 북이 원수처럼 갈라서고 수많은 피를 호상간에 뿌린 이후 양쪽의 국립묘지는 만원사례를 이뤘다. 또 그곳에 묻힌 사람들은 대개 한쪽의 적이었고 단지 그가 그곳에 묻혀 있다는 이유만으로 다른 쪽에선 무시되거나 배제되기 십상이었다. 한쪽에 의해 추앙받는 사람은 한쪽에선 역적이었고 한쪽에서 손가락질 받는...
View Article1900.9.9 전주 신흥학교 개교
산하의 오역 1900년 9월 9일 신흥학교 개교 요즘 신앙심 유별난 한국 사람들이 아프가니스탄으로 가듯, 19세기 말 조선은 사명감에 불타는 선교사들의 홍수로 몸살을 앓고 있었다. 이 자칭 사람을 낚는 어부들은 조선 사람들을 낚기 위해 쌍끌이 그물을 들고 덤볐고 그러다보니 구역싸움에 선교사들끼리 팔뚝질을 하거나 남이 뜸들인 밥을 가로채거나 하는 불상사가...
View Article1976.9.11 7분에 3골 차범근 용되다
산하의 오역 1976년 9월 11일 7분에 3골 차범근 용되다 얼마 전 고대와 연대의 정기전에 딸을 데리고 갔었다. 고대 방송국이 제작한 영상 가운데 낯익은 스타들이 등장하여 고대의 승리를 기원하는 꼭지가 있었는데 그 서두를 장식한 스타가 차범근이었다. 우리 딸도 "차두리 아빠!"를 외쳤으니 적어도 그 자리에 임석한 수만 군중 가운데 그의 얼굴을 모르는...
View Article1979.9.13 "엉터리 재판 집어치우시오"
산하의 오역 1979년 9월 13일 사형수 오휘웅 한 청년이 있었다. 1979년 9월 13일 그가 사형대에 올라갈 때 나이가 만 서른 넷이었으니 1974년 그와 한 여자, 그리고 그 여자의 가족 모두를 파괴해 버린 끔찍한 일이 있었을 때 그는 20대의 총각이었다. 그는 나무호랭객교, 즉 일련정종 불교회의 포교사였고, 사진으로 볼 때 꽤 준수하게 생긴 보통...
View Article1982.9.14 잠실벌의 한대화
산하의 오역 1982년 9월 14일 잠실벌의 한대화 요즘에야 전 세계에서 한국 야구를 우습게 보는 나라는 없다. 야구의 종주국임을 민망할이만큼 자랑하는 미국도 유구한 프로야구 역사를 자랑하는 일본도, 한때 카스트로도 프로야구 선수가 꿈이었을만큼 야구를 좋아하고 전력도 최강인 쿠바도 한국에게 고배를 듵 적이 많은 것이다. 사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이랍시는...
View Article1977.9.15 고상돈 에베레스트 위에 서다
산하의 오역 1977년 9월 15일 고상돈 에베레스트 위에 서다. 9월 15일은 산악의 날이다. 그 이유는 바로 이 날이 한국인이 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에 그 발자국을 찍은 날이기 때문이다. 그 주인공은 고상돈이라는 산악인이다. 남한 최고봉이 있는 한라산 아래에서 자라고 은근과 끈기를 자랑하는 충청도에서 학창시절과 직장 생활을 했던 그는 1977년 9월...
View Article1973.9.16 끝나지 않은 노래
산하의 오역 1973년 9월 16일 끝나지 않은 노래 1973년 9월 11일은 또 하나의 끔찍한 9.11이었다. 세계 최초로 선거를 통해 정권을 잡은 사회주의자 살바도르 아옌데 대통령에 대항하여 칠레의 군부가 쿠데타의 방아쇠를 당긴 것이다. 여러 번의 '자본가 파업'을 통해 아옌데의 뒷덜미를 잡아챘던 보수 세력과 혹여 제2의 카스트로가 남미의 대국 ABC....
View Article박근혜 후보에게 보내는 충고
박근혜 후보에게 보내는 충고 전제부터 시작하자. 박근혜 후보는 아버지의 행동에 대해 사과해야 할 의무가 없다. 아버지는 아버지이고, 딸은 딸이다. 이것은 연좌율이 횡행하던 시대를 깨고 나온 근대적 법 의식의 소중한 소산이며 흔들리지 말아야 할 가치다. 아버지가 친일 헌병이든 중추원 의장이든 그 때문에 아들이나 딸이 공직에서 물러나야 할 의무는 없다....
View Article안철수 후보에 대한 발끈함을 거두며
아 다르고 어 다른 것이 말이라고 한다. 그만큼 말을 조심해야 하고 듣는 사람을 배려해야 한다는 뜻을 간직한 ‘말’이다. 그런데 이 ‘아’다르고 ‘어’ 다르게 만드는 현상은 대개 누군가의 입에서 직접 나왔을 때보다는 다른 사람의 입을 통해 옮겨질 때 더 복잡하고 심각하게 벌어진다. 특히나 그 매개체가 ‘언론’이라면 더욱 그렇다. 대개 사람에게는 보고 싶은...
View Article1981.10.4 은하철도 999 첫방송
산하의 오역 1981년 10월 4일 은하철도 999 첫방송 <긴급출동 SOS 24> 를 처음 방송할 때 일입니다. 여자 성우는 대충 결정이 됐는데 남자 성우는 누구다 아니다 의견이 분분했어요. 한 명의 입에서 김기현 성우의 이름이 나왔고 저는 그때부터 무조건 김기현!으로 밀어부칩니다. 그 나직하면서도 파워 있는 목소리가 우리가 하는 프로그램같은...
View Article1926.10.5 성동원두 경성운동장
산하의 오역 1925년 10월 5일 성동원두 경성운동장 내 생일은 ·1925년 10월 5일이라오. 묻지마라 갑자생을 면한 을축년생이지. 이 해 조선에서는 무지막지한 대홍수가 있었소. 요즘도 홍수가 질 때 가끔 기상 캐스터들이 얘기하는 ‘을축년 대홍수’가 그것이지. 이때 노량진이나 용산등 한강변은 물론이고 남대문까지 물이 들어찼다고 하니 얼마나 큰 홍수였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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