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9.1.31 위장간첩 이수근 체포
1969.1.31 위장간첩 이수근 체포 개그맨 이수근이 이름을 날리기 시작할 무렵, 아버지가 TV를 보시다가 무심코 한 마디 하셨다. “이수근 이수근 하니까 난 그 이수근이 생각이 나서.............” ‘그 이수근’이란 1967년 3월 판문점을 통해 남쪽으로 탈출한 북한 중앙 통신사 부사장 이수근이었다. 그에게는 ‘위장간첩’이라는 별칭이...
View Article1968.2.1 사이공의 도살자
산하의 오역1968년 2월 1일 사이공의 도살자 ... 베트남은 우리와 인연도 많고 비슷한 것도 많은 나라다. 요즘은 아니지만 한자도 썼고 상명하복의 유교 문화에 익숙했고 중국식 관료제도를 도입했다. 외침도 많았고 그래서 민족적 자존감도 높지만 제국주의의 식민지가 됐고 분단도 됐다. 그리고 작은 공통점 하나 구정, 즉 음력 설을 성대하게 치른다는 것....
View Article1953.2.2 고향에 돌아가지 못한 작곡가 채동선
산하의 오역 1953년 2월 2일 작곡가 채동선지금은 행정구역상에서 없어진 이름이지만 오늘날의 순천, 보성 지역에는 낙안이라는 고을이 있었다. 지금도 낙안읍성은 남아 있지만 낙안 자체는 이리저리 찢겨져 인근 군과 시에 붙여졌다. 소설 <태백산맥>에서 놀라운 변신을 하는 여인 ‘외서댁’의 택호인 순천시 외서면, 그리고 오늘날의 벌교읍 등등은 원래...
View Article1942.2.3 초세이 탄광의 비극
산하의 오역1942년 2월 3일 초세이의 비극 바야흐로 대일본제국의 욱일기가 태평양을 뒤덮어가고 있었다. 진주만 기습으로 미국 태평양 함대를 반신불수로 만들어 놓은 일본은 전광석화처럼 서구 열강의 식민지였던 동남아시아로 진공했다. 필리핀,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미얀마 등 동남아 전역에서 일본군은 승승장구하고 있었다. 1942년 2월 3일이라면 일본군이...
View Article1989.2.4 으뜸 씨알과의 이별
산하의 오역1989년 2월 4일 함석헌 선생 별세 "뜻 품으면 사람, 뜻 없으면 사람 아니. 뜻 깨달으면 얼(靈), 못 깨달으면 흙. 전쟁을 치르고도 뜻도 모르면 개요 돼지다. 영원히 멍에를 메고 맷돌질을 하는 당나귀다."... 1958년 5월 잡지 <사상계>에서는 산천초목이 떨 듯한 사자후 하나가 튀어나왔다. 글을 쓴 이는 함석헌. 글을...
View Article1982.2.5 추락한 봉황새작전
산하의 오역 1982년 2월 5일 추락한 봉황새 작전1982년 2월 5일 제주도에는 비상이 걸려 있었다. 2월 6일 보잉 747 등 대형 항공기가 취항할 수 있는 제주 공항 신활주로 건설 준공식에 전두환이 참석하기로 되어 있었던 것이다. ‘오늘’ 전두환 대통령과 ‘한편’ 이순자 여사가 매일 9시 뉴스의 첫머리를 장식하던 무렵, 대통령의 행차는 상감마마...
View Article1943.2.6 테니스의 검은 별 아서 애시
산하의 오역1993년 2월 6일 테니스의 검은 별 아서 지금에야 미국 스포츠판에서 흑인들을 갑자기 뺀다면 그날로 문을 닫을 지경이지만 흑인들이 쉽사리 그 판에 끼어들 수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언젠가 꼭 산하의 오역에 소개하고픈 최초의 흑인 메이저리거 재키 로빈슨은 대놓고 "니그로와 경기를 하다니 제기랄" 소리를 들으며 경기에 나서야 했고 최초의...
View Article1979.2.7 벌레먹은 거목의 마지막 날
산하의 오역 -ml:namespace prefix = o ns = "urn:schemas-microsoft-com:office:office" />1979년 2월 7일 벌레 먹은 거목의 마지막 날 나라는 망했지만 황제는 살아 있던 시절, 아니 황제로 불리지도 못하고 '이태왕'으로 격하되어 울화 속에 덕수궁에 머물던 고종은 흥미로운 소식을 듣는다....
View Article에른스트님이었다가 경무대포격님이었다가 이번엔 사찰요람이신 분께
님의 방문을 거절합니다. 분명히 말씀드립니다. 님의 방문을 거절하고, 또 다시 비슷한 행동이 반복될 시 이글루스에 알려서 조치를 취하도록 하겠습니다.
View Article1919.2.8 3.1 보다 멋진 2.8
산하의 오역 1919년 2월 8일 3.1보다 멋진 2.8 권투를 보다 보면 메인 이벤트보다 오픈 게임이 더 박진감 넘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역사에서도 그렇다. 굵직한 족적을 남긴 대사건도 분명히 존재하고, 그 딸림처럼 묘사되는 자잘한 사건들이 그 주변에 늘어서는 것이 보통이지만, 때로는 그 작은 사건이 가진 함의가 오히려 야무지게 빛날 때가 있는...
View Article1999.2.9 빈민운동의 대부 영면하다
80년대 초반의 시사 네컷 만화 왈순아지매에서는 이런 내용이 나온다. 술에 만취해서 집에 들어가는 자동차가 검문에 걸린다. 그러자 차에 탄 사람들이 경찰을 "번호판을 보고 얘기하라."고 윽박지른다. 번호판을 본 경찰은 "수고하십니다." 경례를 붙이고 차를 보낸다. 번호판은 8688이었다. 즉 '86 아시안 게임'과 '88 서울 올림픽'은 그렇게 80년대...
View Article1951.2.10 백성 없는 나라가 무슨 소용 있십니꺼
산하의 오역 1951년 2월 10일 탄량골의 외침 "백성 없는 나라가 무슨 소용 있십니꺼." 1951년 2월의 경남 거창군 신원면에도 설날이 찾아들었다. 전란 중이었지만 그래도 설은 설이라 차례도 지내고 식구들끼리 모여 막걸리라도 추렴해서 들이키며 명절 분위기를 냈을 것이다. 아이들은 때때옷 아니면 깨끗한 옷이라도 차려입고 동네마다 세배 다니며 '새해 복...
View Article1896.2.11 아관파천과 김홍집
산하의 오역 1896년 2월 11일 “나는 조선의 총리대신이오.” 두 대의 가마가 은밀하게 경복궁을 빠져나왔다. 궁궐을 호위 (또는 감시)하고 있던 이들이 있었지만 그들은 가마에 큰 신경을 쓰지 않았다. 며칠 전부터 국왕의 총애를 받는 것으로 익히 알려진 뚱뚱한 엄 상궁이 그 시종과 더불어 가마 두 대를 타고 연속부절로 드나들었던 것에 익숙해진 탓이다....
View Article내 친구 창기를 석방하라
내 친구 창기를 석방하라 이번에 국정원에서 체포된 자주민보 대표 이창기는 대학 동기다. 그는 농악대였고 나는 그 옆 동아리에 있었다. 농악대 덕분에 나는 아무리 시끄러워도 달게 잠들 수 있는 내공을 길렀거니와 창기 녀석과도 잦은 안면이 있었다. 사실 친구라고 부르기엔 교감이 그리 진하진 못하였지만 그래도 같은 시기 같은 공간에서 먹고 싸고...
View Article1997.2.12 황장엽과 견훤
1997년 2월 12일 견훤과 황장엽 까마득한 옛날의 어느 날을 가정해 본다. 옛 백제의 영역에 속하지만 후백제의 견훤과 각을 세우고 고려 태조 왕건에게 베팅을 했던 나주 지역을 지키던 말단 병사가 있다고 치자. 그는 나주를 몇 번이고 공격해 왔던 후백제군과 싸우면서 몇 번이나 죽을 고비도 넘겼을 것이고, 전쟁 하나는 기막히게 잘하는 후백제 왕 견훤이 또...
View Article고 손문권 PD의 명복을 빌며
작년에 <트루맛쇼>라는 다큐 영화가 나와서 방송에 소개되는 맛집 소개 프로그램의 속살을 들춘 바 있는데, 나는 그 영화를 보면서 11년 전 <리얼 코리아> 때 생각이 떠나질 않았었다. 맛집 취재가 주요한 아이템이었으니까. 인정하지 않는 사람도 있겠지만 <리얼 코리아>의 맛집 컨셉은 요즘과는 좀 달랐다. 주인의 인생...
View Article1994.2.13 전사 시인의 영원한 자유
산하의 오역1994년 2월 13일 전사 시인의 영원한 자유 대학 1학년, 특히 1학기는 뭐니뭐니해도 새로운 지식의 홍수에 휩쓸리는 시기였다. 교과서에서 배우지 못한 이름들, 사건들, 또는 배웠지만 영 내막이 달랐던 일들이 무더기로 쏟아져 나왔다. 그 가운데 나는 한 시인의 이름을 두고 크게 놀랐다. 아니 이 시인이 이런 시를 썼단 말인가. 교과서에서는...
View Article1981.2.14 "꽃의 여왕"의 피의 발렌타인
산하의 오역 1981년 2월 14일 산적 ‘꽃의 여왕’의 발렌타인 2월 14일은 발렌타인 데이다. 서기 269년 결혼이 젊은이들의 용기를 좀먹는다고 여긴 로마 황제 클로디우스는 군인에 대한 결혼 금지령을 내린다. 그러나 인테렘나의 주교 발렌타인은 이를 어기고 사랑하는 남녀의 결혼식을 올려 주었고, 이에 진노한 황제에게 죽음을 당한다. 이후 발렌타인은...
View Article1960.2.15 애매한 이름, 조병옥
산하의 오역1960년 2월 15일 조병옥, 그 애매한 이름 1960년 2월의 어느 날, 추어탕집으로 유명한 용금옥 사장 할머니는 문을 일찌감치 닫아 걸었다. 이 집은 정계와 언론계, 문화계 등 각계 인사들이 득시글거리는 것으로 유명했다. 심지어 판문점 휴전 회담 중에도 월북했던 북한 대표단 중 하나가 이쪽 기자들에게 틈만 나면 “용금옥은 잘 있소?”라고...
View Article1937.2.16 백백교 드러나다
산하의 오역 1937년 2월 16일 백백교 드러나다 어둠이 완전히 땅으로 내려앉은 시각, 경성 동대문서 형사들은 어안이 벙벙해진채 한 흥분한 사내의 두서없는 말에 귀기울이고 있었다. 키는 훤칠하게 크고 맞는 모자가 없어 뵐 정도로 머리도 큰, 그야말로 기골이 장대한 사내는 도무지 못믿을 말만 토해 내고 있었다. 재산 갈취에 엽색행각을 일삼는 사교 교주와...
View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