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3.4.24 형평사와 강상호
산하의 오역 1923년 4월 24일 형평사와 강상호 ‘백정’이라는 단어는 지금도 누구에게 함부로 썼다가는 칼 맞을 일이거니와 조선 왕조 말기 심지어 개화기 이르러서도 백정이란 불가촉천민과도 같은 천인 집단이었다. 그들은 상투를 틀지 못했고 부녀자는 비녀를 꽂지 못했다. 기와집과 비단옷은 금물이었고 그 좋은 혼례식날도 말을 타다가는 봉변을 감수해야...
View Article1937.4.26 게르니카 게르니카
산하의 오역 1937년 4월 26일 게르니카 게르니카 스페인에는 바스크 인들이라는 좀 특이한 소수 민족이 있다. 유럽 대륙 전체가 인도 유럽 어족 계통의 언어를 쓰지만 바스크 어는 거기에 해당하지 않는다. 도대체 어디에서 온 민족인지 그 초기 역사는 수수께끼에 싸여 있다. 로마 제국이 스페인을 지배하던 시절에도, 이슬람 세력이 스페인에 초승달 깃발을...
View Article1937.4.27 그람시 사망
산하의 오역 1937년 4월 27일 몇 년 후 전 유럽을 지옥불같은 전쟁의 ㅋ도가니로 쓸어넣는 나찌 독일 공군이 스페인의 공화파 마을 게르니카를 쑥밭으로 만든 날이 1937년 4월 26일이었다. 그런데 바로 그 다음날, 한 천재적 이탈리아인이 그 고된 삶에 마침표를 찍는다. 그의 이름은 안토니오 그람시. 이 사람이 한국 사회에 가장...
View Article1902.4.28 비운의 결혼식
산하의 오역 1920년 4월 28일 비운의 결혼식 명나라 수도 베이징이 외적도 아니고 국내에서 일어난 이자성의 농민 반란군에 의해 함락될 즈음 명나라 마지막 황제 숭정제는 황후를 자결케 한 후 딸을 찾는다. 나이 열 다섯 살이었던 공주는 아버지의 소매를 붙들고 울기만 했다. 이를 바라보던 숭정제 이를 악물고 이렇게 얘기한다. “너는 어찌해서 황실에...
View Article1932.4.29 홍코우 공원 막전막후
산하의 오역 1932년 4월 29일 홍코우 공원 막전막후 우리나라 독립운동사는 일종의 노철광과 같다. 땅을 팔 필요도 없이 관심만 두고 찾는다면 광맥이 널려 있는 것이다. 하지만 그 방대한 역사의 광산 위에 시멘트가 덕지덕지 덮여 있어서 우리 발 밑에 어떤 역사들이 묻혀 있는지 모르고 살아가는 게 사실이다. 당신이 아는 독립운동가를 전부 대 보라고...
View Article1887.4.30 정동교회 서다
산하의 오역 1887년 4월 30일 정동교회 서다 노래 <광화문 연가>의 배경은 겨울이다. ‘이젠 모두 세월 따라 흔적도 없이 변하였지만 덕수궁 돌담길에 아직 남아 있어요. 다정히 걸어가는 연인들. 언젠가는 우리 모두 세월을 따라 변해 가지만 언덕 밑 정동길엔 아직 남아 있어요 눈 덮인 조그만 교회당. 향긋한 오월의 꽃향기가 가슴 깊이...
View Article1986.5.1 어느 택시 기사의 죽음
산하의 오역 1986년 5월 1일 한 택시노동자의 죽음 변형진은 강화도의 가난한 집에서 태어났다. 중학교조차 입학할 수 없을 지경이었으니 더 보탤 것이 없다. 시커먼 교복과 교모 한 번 못 써 보고서 그는 구두창 공장에서 가죽을 기워야 했고 연탄 공장에서 숯검덩을 얼굴에 묻혀야 했다. 어렸을 적 동네 연탄 가게 총각이 “깜장 마후라는 연탄집...
View Article1885.5.2 콩고 자유국 지옥의 성립
산하의 오역 1885년 5월 2일 콩고 자유국 지옥의 왕국 성립 벨기에는 유럽에서는 꽤 신생국가에 들어간다. 1839년이 돼서야 그 독립을 승인받은 나라기 때문이다. 1830년대까지 네덜란드의 지배를 받았고 프랑스 7월 혁명의 영향 속에 혁명을 일으키고 독립을 선언한다. 네덜란드 왕은 벨기에 땅을 포기할 마음이 없었지만 열강의 이해 관계에 따라...
View Article1989.5.3 동의대 사태
예전 글 다시 옮겨 둠 산하의 오역 1989년 5월 3일 동의대의 5.3 80년대의 거친 역사의 두루마리에는 5.3 이라는 날짜는 두 번 굵직하게 새겨져 있다. 한 번은 86년 인천에서 격렬하게 경찰과 시위대가 충돌했던 5.3 사태이고 또 한 번이 바로 89년 동의대학교에서 경찰관과 학생들의 대치 중에 화재가 발생해 경찰관들이 불에 타 죽고...
View Article1949.5.4 대한민국 국군 흑역사 2개대대 월북
산하의 오역 1949년 5월 4일 2개 대대 월북 사건 “한국 전쟁이 남침이냐 북침이냐?” 기실 이 질문은 의미가 없다. 이미 판가름난 일이기 때문이다. 악착같이 대답 못하겠다는 통진당 이정희 의원이 불쌍할 뿐, 전면전이라는 지옥의 문고리를 잡고 힘차게 끌어당긴 건 북한이라는 것은 이미 전 세계가 부인하지 않는다. 비록 “38선 일대는 상시적인 전투가...
View Article1983.5.5 중공 민항기 불시착
산하의 오역 1983년 5월 5일 중국 민항기 착륙 한 달쯤 뒤 6월 8일에는 춘천 시민들에게 큰 선물이 공개될 예정입니다. 반세기 동안 춘천의 노른자위 자리에 턱 하니 좌정하고 있던 미군 페이지 기지가 2005년 미군 병력이 철수한 뒤 8년에 걸친 공사와 정리 끝에 시민들을 위한 공간으로 돌아오게 되지요. 50년간 이 캠프 페이지에도 별 일이 다...
View Article1963.5.6 강소천 별세
산하의 오역 1963년 5월 6일 강소천 별세 강소천이라는 이름을 기억하시는지. 그 이름을 기억하는 사람은 열에 두 셋일 테지만 그의 작품을 들이대면 장담컨대 열 명 전부 아! 그 사람이야? 하면서 고개를 상하로 크게 끄덕일 것이다. 그렇지 않은 사람을 만난다면 다이얼 111을 돌려 국정원에 간첩 포상금 신청해도 된다. 그는 이 노래들의 작곡가다....
View Article1983.5.7 신중철의 귀순
산하의 오역 1983년 5월 7일 신중철의 귀순 어느 해가 그렇지 않을까마는 1983년은 다사다난이라는 표현이 어울리는 한 해였다. 이웅평 대위가 미그기를 몰고 넘어오면서 휴전 후 최초로 공습경보가 울렸고 중국 민항기가 피랍되어 북한 영공을 통과해 남한의 춘천에 불시착했다. 이를 통해 남한은 왕년의 철천지 원수 중공을 중화인민공화국으로 부르고...
View Article의북증
한창 정신과 의사들을 만나고 돌아다닐 때 (일 때문이니 오해하지 마시오) 들은 얘기가 있다. 정신질환 가운데 가장 치료가 어려운 일종의 ‘암’에 가까운 증상이 있는데 그것은 의부증 또는 의처증이라는 것이었다. 이 병이 무서운 이유는 다름이 아니라 “세상에 대해 멀쩡한데 한 사람에 대하여 미치는 것”이라고 했다. 즉 정상적으로 사회생활도 하고 돈도 잘 벌고...
View Article광주에 인민군이 있었다.
그들은 인민군이었다 TV 조선과 채널 A, 종편방송의 양웅이 일제히 새로운 사실을 들고 나왔다. 1980년 5월의 광주에 인민군이 대거 투입됐었다는 것이다. 몇 개 중대 규모의 인민군 특공대가 계엄 하의 광주에 나타났다는 것이다. 그들의 말을 자세히 듣기 전 나는 무릎을 치며 환호했다. “역시 그랬었구나.” “인민군이 광주에 왔었다.”는 말을 들은...
View Article이렇게는 얘기하지 말기를
이렇게는 얘기하지 말기를.얼마 전 얼굴이 정말로 원숭이 엉덩이처럼 빨개진 적이 있다. 어느 모임에서였다. 이른바 86 세대의 끝물들 또래들이 모여 있었는데 여기서 "그래도 우리 때는 데모를 하든 뭐하든 취직은 대충 됐잖아." 류의 얘기가 나왔고 나도 고개를 끄덕이.... 글 전체보기
View Article술자리 일상 회복을 기원하며
술자리 일상 회복을 기원하며.고등학교 때였나 한넘이 자율학습 시간에 도망나갔다가 술 취해 들어와서 깽판을 쳤다. 선생님들한테 적당히 매맞고 깨고 일찍 집으로 돌려보내졌는데 그날 자습 끝나기 얼마 전 교실에 들어온 자습 감독 선생님이 이런 얘기를 해 줬다. 벌써 술.... 글 전체보기
View Article2021년 소띠해를 앞두고
2020년 12월 31일 · 공유 대상: 전체 공개소띠 해를 앞두고 . 태어나서 처음 배운 노래가 <송아지>였던 것 같습니다. 송아지 송아지 얼룩 송아지 엄마 소도 얼룩소 엄마 닮았네. 엄마 닮았네 아빠 닮았네 하면서 부.... 글 전체보기
View Article귀신에 홀리지 말자
1월 3일 · 공유 대상: 전체 공개귀신에 홀리지 말자 . 문경 새재를 걸어 넘다 보면 산들바람처럼 일어 귀에 꽂히는 옛 사연들과 끊임없이 조우하게 된다. 그 가운데 문경새재까지 내려왔다가 이곳을 포기하고 충주로 돌아가 배수진을.... 글 전체보기
View Article아시타비를 위하여
아시타비를 위하여. 요즘은 멀찌감치 떨어져 나와 있으나 한 교회에 유령처럼 출석한 것이 이십 년이 ‘넘었었다’. (과거 완료형) 워낙 젊은 시절부터 한국 기독교에 넌더리를 낸 터에 그래도 신앙을 포기하기는 싫어서 ‘여기가 마지막이다’는 배수진 같은 교회였다. 이.... 글 전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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