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6년 7월 24일 로봇 태권브이 개봉
지난 4월 총선 당시 표절 시비가 붙었던 모 후보의 얘기를 들으며 나는 다음과 같은 ‘노가바’를 흥얼거리며 킬킬거렸었다. 그 가사는 다음과 같다. “달려라 달려 문도리코 날아라 날아 콘트롤 브이 복사로 따낸 학위 체육학박사 석사학위 논문은 아닐까보냐 원본을 곧게 앞으로 펴서 복사집 향해 달려나가면 멋지다 신난다 구캐의원 니꺼다 무염치 우리 친구 콘트롤브이 빰빠라..... 빰빰밤 빰바라빰빰.”
새삼스레 지금도 여의도에서 그 명함 파고 버티고 있는 의원님의 과거를 들출 생각은 없다. 자칭 진보랍시는 사람들도 국회의원에 목매고 있는 마당에 구태여 그이를 끌어낼 이유도 없다. 단지 저 가사를 끄집어내는 건 그 멜로디를 알고 있는가, 알더라도 저 가사와 멜로디의 조화를 이해하는가, 그리고 빰빠람빰빰빰 손나팔을 불며 신나 할 수 있는가를 묻기 위해서다. 그게 가능한가? 그렇다면 당신은 내 또래다. 나이를 넘어 ‘로봇태권브이’의 감동과 설렘과 흥분을 공유한다는 의미이다.
그 로봇태권브이의 역사적 개봉이 1976년 7월 24일이었다. 못생긴 외모에 땅딸보였던 카프 박사는 세계 정복의 못된 꿈을 꾸고 ‘붉은 제국’ (그 이름 참.....)을 창설한 후 강력한 라이벌이었던 대머리 김 박사를 암살한다. 이 암살의 선봉에 선 것은 카프 박사의 인조인간 딸 메리. 하지만 김 박사는 비장의 무기 로봇 태권브이를 완성하고 있었고, 아들 훈이에게 그 사실을 알려주고 죽는다. 각국의 과학자와 걸출한 스포츠 스타들을 납치하여 레슬링 로봇 등 캐릭터 있는(?) 로봇들을 구비하여 세계 정복의 꿈을 꾸던 카프 박사와 훈이가 조종하는 로봇 태권브이는 사투를 벌이고 결국 정의는 승리하고 우리 편이 이긴다.
이때 툭하면 튀어나왔던 주제가가 맨 처음에 언급했던 노가바의 멜로디였다. 달려라 달려 로보트야 날아라 날아 태권브이 정의로 뭉친 주먹 로봇 태권, 용감하고 씩씩한 우리의 친구 두 팔을 곧게 앞으로 뻗어 적진을 향해 하늘 나르면 멋지다 신난다 태권브이 만만세 무적의 우리 친구 태권브이. 사실 태권브이는 마징가 제트에서 많은 힌트를 얻었으며 철이의 파트너 영희의 등장이나 그 아버지 윤 박사의 캐릭터는 마징가 제트의 표절과도 같았다. 마징가 제트가 1차적으로 방송이 끝난 것도 1976년 2월이었으니 그 외형에 관한한 거의 일본의 마징가 제트의 복사판이라고 해도 무방했다.
틀린 점이 있었다면 마징가 제트가 사용했던 그 변화무쌍 다재다능의 무기가 별로 없이 오로지 태권도로만 즐겨 승부했다는 점인데, 이는 당시 열악했던 애니메이션 제작 환경의 결과다. 레이저 빔이든 전자도끼든 마징가 제트의 친구 비너스 로봇의 유방 미사일이든 그걸 그려내려면 무지하게 돈이 들었고 그저 몸으로 때우는(?) 태권 동작이 돈을 아끼는 비결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국기‘ 태권도가 전국적으로 전파되던 시절 태권브이의 태권 동작을 돈 아끼기 위한 수단으로 받아들이는 사람은 없었다. 로봇이 돌려차기를 하고 정권찌르기를 하는 모습이 그저 신기할 뿐이었다. 그 로봇이 검도로봇을 물리치고 레슬링 로봇을 박살낼 때 빰빠람빰빰빰 손나팔을 부는 건 그야말로 어린이들의 특권이었다.
태권브이는 7월 24일 개봉 후 18만 명에 이르는 관중을 동원하는데 이는 그 해의 한국 영화 흥행 2위에 해당하는 대기록이었다., 나 자신 이 영화를 보기 위해 길게 줄을 섰던 기억이 생생하다. 그 추억의 힘을 빌어 21세기에도 재개봉된 바 있는데 여기에는 기구한 사연이 숨어 있었다. 1탄 2탄 3탄 까지 나왔고, 그 원화를 그리던 실력자가 회사를 옮겨 만들었던 마루치 아라치에게 일격을 당한 뒤엔 로봇 태권브이와 황금날개 123으로 다시 그 명성을 회복했던 로봇 태권브이이고 우리 모두의 추억이 서렸던 애니메이션이지만, 무려 30년 가까이 그 필름은 우리 곁에 없었다. 마치 우리 영화의 시조라 할 나운규의 <아리랑>이 남아 있지 않듯이 말이다.
촬영 중 만난 한 수집가는 자신의 일생 일대의 수집품으로 로봇 태권브이 필름을 들었다, 그는 충북 제천의 한 낡은 극장 창고에서 그 필름을 손에 넣었다고 했다. 그게 2001년도였는데 내가 알기로 전국적으로 손꼽히는 태권브이 필름이었다고 알고 있다. 그런데 등잔 밑이 어둡다는 속담이 여지없이 빛을 발한다. 몇 년 뒤 영화진흥공사 창고에서 그 필름이 발견된 것이다. 이를 토대로 로봇 태권브이는 디지털 복원되어 대중 앞에 다시 선보이게 된다. 나는 별로 흥미없어하는 아들을 억지로 끌고 그 영화를 보러 갔었다. 하기사 온갖 세련된 그림에 눈이 길들여진 아들 눈에 아무 무기 없이 돌려차기와 앞차기만 하고 있는 로봇이 얼마나 한심하게 보였을라고
그나마 유감스럽게도 로봇 태권브이 2편 우주대작전과 3편 수중특공대는 그 필름이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 매니아 가운데 해외로 흘러갔던 태권브이의 디븨디판을 구비한 이가 있다는 얘길 들은 적은 있지만 필름으로 남아 있는 사례는 아직 들은 바 없다. 그래서 나는 2탄에서 1탄의 악당 카프 박사의 인조인간 딸 메리가 그 간절한 소망 끝에 외계의 적들의 대폭발로 기인한 에너지를 받으면서 인간이 되는(?! 뭐 이런,.,,,#$$^^&) 감동적인 장면과 3탄에서 한쪽 팔을 잃어버린 채 하늘을 나는 태권브이의 모습을 공개적으로는 다시 볼 수 없다.
태권브이 뿐이 아니다. 너무나도 바쁘게 달려온 우리 현대사 속에서 우리는 우리의 어린 시절을 장식하고 평생 잊지 못할 감동을 선사했으며 그 후로도 수십 년 뒤에도 그 주제가를 흥얼거리거나 토막 스토리를 읊으면 누구나 추억에 젖을 수 있는 많은 것들을 잃어버렸다. ‘클로버문고’도 그렇고, 어머니가 귓방망이를 끌고 갈 때에도 한 자라도 더 보려고 애썼던 만화방의 산더미같던 만화들도 흔적도 없이 사라진 것이 대다수다. 그나마 21세기에 30년 전 내 또래가 된 아들과 그 추억을 공유할 수 있었던 로봇 태권브이가 다행이라고나 할까........ 1976년 7월 24일 로봇 태권브이가 개봉했다.
tag : 산하의오
지난 4월 총선 당시 표절 시비가 붙었던 모 후보의 얘기를 들으며 나는 다음과 같은 ‘노가바’를 흥얼거리며 킬킬거렸었다. 그 가사는 다음과 같다. “달려라 달려 문도리코 날아라 날아 콘트롤 브이 복사로 따낸 학위 체육학박사 석사학위 논문은 아닐까보냐 원본을 곧게 앞으로 펴서 복사집 향해 달려나가면 멋지다 신난다 구캐의원 니꺼다 무염치 우리 친구 콘트롤브이 빰빠라..... 빰빰밤 빰바라빰빰.”
새삼스레 지금도 여의도에서 그 명함 파고 버티고 있는 의원님의 과거를 들출 생각은 없다. 자칭 진보랍시는 사람들도 국회의원에 목매고 있는 마당에 구태여 그이를 끌어낼 이유도 없다. 단지 저 가사를 끄집어내는 건 그 멜로디를 알고 있는가, 알더라도 저 가사와 멜로디의 조화를 이해하는가, 그리고 빰빠람빰빰빰 손나팔을 불며 신나 할 수 있는가를 묻기 위해서다. 그게 가능한가? 그렇다면 당신은 내 또래다. 나이를 넘어 ‘로봇태권브이’의 감동과 설렘과 흥분을 공유한다는 의미이다.
그 로봇태권브이의 역사적 개봉이 1976년 7월 24일이었다. 못생긴 외모에 땅딸보였던 카프 박사는 세계 정복의 못된 꿈을 꾸고 ‘붉은 제국’ (그 이름 참.....)을 창설한 후 강력한 라이벌이었던 대머리 김 박사를 암살한다. 이 암살의 선봉에 선 것은 카프 박사의 인조인간 딸 메리. 하지만 김 박사는 비장의 무기 로봇 태권브이를 완성하고 있었고, 아들 훈이에게 그 사실을 알려주고 죽는다. 각국의 과학자와 걸출한 스포츠 스타들을 납치하여 레슬링 로봇 등 캐릭터 있는(?) 로봇들을 구비하여 세계 정복의 꿈을 꾸던 카프 박사와 훈이가 조종하는 로봇 태권브이는 사투를 벌이고 결국 정의는 승리하고 우리 편이 이긴다.
이때 툭하면 튀어나왔던 주제가가 맨 처음에 언급했던 노가바의 멜로디였다. 달려라 달려 로보트야 날아라 날아 태권브이 정의로 뭉친 주먹 로봇 태권, 용감하고 씩씩한 우리의 친구 두 팔을 곧게 앞으로 뻗어 적진을 향해 하늘 나르면 멋지다 신난다 태권브이 만만세 무적의 우리 친구 태권브이. 사실 태권브이는 마징가 제트에서 많은 힌트를 얻었으며 철이의 파트너 영희의 등장이나 그 아버지 윤 박사의 캐릭터는 마징가 제트의 표절과도 같았다. 마징가 제트가 1차적으로 방송이 끝난 것도 1976년 2월이었으니 그 외형에 관한한 거의 일본의 마징가 제트의 복사판이라고 해도 무방했다.
틀린 점이 있었다면 마징가 제트가 사용했던 그 변화무쌍 다재다능의 무기가 별로 없이 오로지 태권도로만 즐겨 승부했다는 점인데, 이는 당시 열악했던 애니메이션 제작 환경의 결과다. 레이저 빔이든 전자도끼든 마징가 제트의 친구 비너스 로봇의 유방 미사일이든 그걸 그려내려면 무지하게 돈이 들었고 그저 몸으로 때우는(?) 태권 동작이 돈을 아끼는 비결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국기‘ 태권도가 전국적으로 전파되던 시절 태권브이의 태권 동작을 돈 아끼기 위한 수단으로 받아들이는 사람은 없었다. 로봇이 돌려차기를 하고 정권찌르기를 하는 모습이 그저 신기할 뿐이었다. 그 로봇이 검도로봇을 물리치고 레슬링 로봇을 박살낼 때 빰빠람빰빰빰 손나팔을 부는 건 그야말로 어린이들의 특권이었다.
태권브이는 7월 24일 개봉 후 18만 명에 이르는 관중을 동원하는데 이는 그 해의 한국 영화 흥행 2위에 해당하는 대기록이었다., 나 자신 이 영화를 보기 위해 길게 줄을 섰던 기억이 생생하다. 그 추억의 힘을 빌어 21세기에도 재개봉된 바 있는데 여기에는 기구한 사연이 숨어 있었다. 1탄 2탄 3탄 까지 나왔고, 그 원화를 그리던 실력자가 회사를 옮겨 만들었던 마루치 아라치에게 일격을 당한 뒤엔 로봇 태권브이와 황금날개 123으로 다시 그 명성을 회복했던 로봇 태권브이이고 우리 모두의 추억이 서렸던 애니메이션이지만, 무려 30년 가까이 그 필름은 우리 곁에 없었다. 마치 우리 영화의 시조라 할 나운규의 <아리랑>이 남아 있지 않듯이 말이다.
촬영 중 만난 한 수집가는 자신의 일생 일대의 수집품으로 로봇 태권브이 필름을 들었다, 그는 충북 제천의 한 낡은 극장 창고에서 그 필름을 손에 넣었다고 했다. 그게 2001년도였는데 내가 알기로 전국적으로 손꼽히는 태권브이 필름이었다고 알고 있다. 그런데 등잔 밑이 어둡다는 속담이 여지없이 빛을 발한다. 몇 년 뒤 영화진흥공사 창고에서 그 필름이 발견된 것이다. 이를 토대로 로봇 태권브이는 디지털 복원되어 대중 앞에 다시 선보이게 된다. 나는 별로 흥미없어하는 아들을 억지로 끌고 그 영화를 보러 갔었다. 하기사 온갖 세련된 그림에 눈이 길들여진 아들 눈에 아무 무기 없이 돌려차기와 앞차기만 하고 있는 로봇이 얼마나 한심하게 보였을라고
그나마 유감스럽게도 로봇 태권브이 2편 우주대작전과 3편 수중특공대는 그 필름이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 매니아 가운데 해외로 흘러갔던 태권브이의 디븨디판을 구비한 이가 있다는 얘길 들은 적은 있지만 필름으로 남아 있는 사례는 아직 들은 바 없다. 그래서 나는 2탄에서 1탄의 악당 카프 박사의 인조인간 딸 메리가 그 간절한 소망 끝에 외계의 적들의 대폭발로 기인한 에너지를 받으면서 인간이 되는(?! 뭐 이런,.,,,#$$^^&) 감동적인 장면과 3탄에서 한쪽 팔을 잃어버린 채 하늘을 나는 태권브이의 모습을 공개적으로는 다시 볼 수 없다.
태권브이 뿐이 아니다. 너무나도 바쁘게 달려온 우리 현대사 속에서 우리는 우리의 어린 시절을 장식하고 평생 잊지 못할 감동을 선사했으며 그 후로도 수십 년 뒤에도 그 주제가를 흥얼거리거나 토막 스토리를 읊으면 누구나 추억에 젖을 수 있는 많은 것들을 잃어버렸다. ‘클로버문고’도 그렇고, 어머니가 귓방망이를 끌고 갈 때에도 한 자라도 더 보려고 애썼던 만화방의 산더미같던 만화들도 흔적도 없이 사라진 것이 대다수다. 그나마 21세기에 30년 전 내 또래가 된 아들과 그 추억을 공유할 수 있었던 로봇 태권브이가 다행이라고나 할까........ 1976년 7월 24일 로봇 태권브이가 개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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